왜 기록을 먼저 보게 될까요

러닝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러닝화입니다.
하지만 요즘 러닝을 하는 분들에게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스마트워치입니다.

거리, 속도, 심박, 케이던스.
러닝에 필요한 수치들이 손목 위에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참고용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러닝의 기준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밖에 나와 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던 러닝이
점점 기록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제보다 페이스가 나오지 않으면 아쉽고,
심박이 빠르게 오르면 괜히 욕심이 생겼습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은 혼자만의 만족일 수도 있고,
SNS에 공유할 때 조금이라도 더 잘 달린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던 마음일 수도 있겠습니다.
돌이켜보면 저 역시 기록에 많이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부터 기록이 의미 없어졌던 순간

마라톤을 준비하면서 목표했던 페이스로
편하게 달리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무릎에 부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생각뿐이었습니다.
‘언제 나을까. 빨리 나아야 하는데, 연습해야 하는데.’

하지만 그 시간이 길어지면서
제가 얼마나 무리하고 있었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브에서 경험 많은 분들이 항상 이야기하던 말도 떠올랐습니다.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알면서도 저는
‘나는 괜찮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욕심을 부렸고,
결국 그 욕심이 부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기록보다, SNS에 올리는 페이스보다
제가 달릴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저에게는 가장 큰 만족과 행복이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 이후로는
제 몸에서 오는 신호를 가장 먼저 살피게 되었습니다.


기록을 놓으니 러닝이 오래 남았습니다

부상 이후로 러닝 전 웜업과
러닝 후 스트레칭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한 번 겪고 나니
러닝을 대하는 태도도 자연스럽게 달라졌습니다.
달리는 동안에는 기록보다는
제 몸 상태에 집중하며 달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욕심이나 자랑하고 싶은 마음보다
오늘도 달릴 수 있었다는 사실이 더 소중해졌습니다.
달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했고,
그 자체로 뿌듯함이 남았습니다.

저는 올해만 달릴 사람이 아니라
평생 달릴 수 있는 몸으로 살고 싶습니다.


Run & Brew에서의 러닝은 이런 의미입니다

이 블로그에서의 러닝은
삶에 리듬을 만들어주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하루를, 그리고 삶을 즐겁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각자에게 맞는 첫걸음이 하나쯤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저에게 그 첫걸음은 러닝이었습니다.

러닝을 오래 하기 위해서는
몸이 아프지 않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제 몸과 계속 대화해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마음과 생각에도
집중하게 되는 시간이 생깁니다.

가만히 앉아서 하는 자기 대화도 좋지만,
가볍게 뛰면서 나 자신과 대화해보는 것도
생각보다 꽤 괜찮은 방법이라고 느낍니다.


오늘 러닝을 마치고 든 생각

오늘은 퇴근 후 러닝을 했습니다.
저녁 러닝도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제 삶에 아주 조금의 시간만 만들어준다면
언제든 저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잘 달렸고,
덕분에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Happy Run & B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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